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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드라마/기타 중드

차청봉명(且听凤鸣) : 양초월&서개빙, 강해지려는 건 소중한 걸 지키기 위해서다!

by 중드아리 2022. 12. 16.

(중국 드라마 且听凤鸣) / 30부작 / 연출 진가림 / 출연 양초월, 서개빙, 이천, 부정, 왕호헌, 곽승, 진의함, 고기재 등 / 원작 소소난 ‘신의황후’ / 2020)

 

진정령을 연출한 진가림 감독의 차기작이다. 드라마는 배우도 중요하지만 감독도 매우 중요하다는 걸 ‘차청봉명’을 보면서 다시 한번 느꼈다. 진정령보다 서사는 약하지만 뭔가 계속 보게 만드는 힘이 있는 데다 훅훅 잘 넘어가서 보다 보면 어느덧 종결이다. 특히 고구마 구간이 없어서 좋다. 결말이 모호하게 끝나서 살짝 어이없긴 한데, 중국은 타임슬립 드라마를 제작하기 어려워서 미래에서 과거로 왔다는 이야길 대놓고 할 수 없기에 맥락 없이 뚝 끊어먹었기 때문일 거다.

 

진정령에 출연했던 설양(왕호헌), 고소 남씨 소년단 남경의(곽승), 온조의 부하 온축류(풍명량)가 비중 있게 등장해서 반갑다. 드라마 세트장도 진정령을 촬영했던 장소와 겹치는 곳이 있어서 진정령 회전문에 갇혀있던 분들은 바로 알아보실 것이다.

 

서개빙, 양초월, 왕호헌, 부정, 진의함, 고기재

배경은 이렇다. 건원대륙 사람들은 수행을 숭상한다. 수련은 근골과 영력을 가지고 태어난 사람만 할 수 있다. 이들을 영사라고 부른다. 많은 영사들은 군무일족을 가장 추앙한다. 동우의 봉래각과 남경의 벽락궁은 군무일족과 뜻을 함께 한다. 하지만 서역의 암야유정만 정도를 벗어나 대립한다.

 

30년 전 건원대륙은 괴수들의 횡포로 백성들이 큰 고통을 당한다. 대륙에서 영력이 가장 높은 ‘목구주(이천)’는 괴수들을 모두 처치한 후 결계를 만들어 군무일족에게 관리를 맡긴다. 그리고 영사들에게는 괴수로부터 백성을 지키라고 명한다. 그 후 목구주는 속세를 떠나 수행에 전념한다. 도겁만 하면 신선이 될 수 있는데 그만 뜻밖의 사고로 도겁에 실패하고 행방이 묘연해진다.

 

주인공 봉무(양초월)는 건원대륙에서 목구주에 이어 두 번째로 봉황진혈을 가지고 태어난다. 12살 때 우연히 용봉영계를 얻은 봉무는 도겁에 실패하고 혼이 되어 영계에 살고 있는 목구주를 만난다. 용봉영계의 인연으로 목구주는 봉무의 사부가 되어준다. 덕분에 봉무는 비약적으로 성장하고, 명성도 자자해진다.

 

이런 봉무를 시기한 벽락궁 좌청운(부정)의 공격으로 봉무는 봉황진혈을 빼앗기고 목숨을 잃는다. 그 봉무의 몸에 미래의 소녀가 타임 슬립한다. 목구주는 자신의 봉황진혈을 봉무에게 주고 죽어 있는 몸을 깨운다. 깨어난 소녀는 자신이 누구고 어디에서 왔는지 아무것도 기억하지 못한다. 물론 봉무의 기억도 없다. 게다가 영력까지 모두 잃어 수련을 할 수 없는 몸이 된다. 나의 봉황진혈이 잠시 너를 지켜줄 거다. 다시 수련하려면 선령과로 만든 구전회령단을 꼭 먹어야 한다. 나는 네 사부 목구주다. 네가 이곳 사람이 아닌 걸 안다. 하지만 명심해라. 지금부터 너는 봉무다. 네가 누구이고 왜 여기 왔는지 알려면 살아남아야 한다. 잊지 마라. 세상이 아무리 어지러워도 마음속에 선한 생각을 품어야 하며 수행자는 중생을 도와야 한다.”

 

이야기는 3년 후로 이어져 전개된다. 봉무는 어릴 적 정혼한 군림연에게 파혼당한 채 어머니, 몸종 추령과 함께 변방으로 쫓겨나 살고 있다. 어느 날 꿈에서 사부 목구주가 나타나 60년만에 선령과가 열렸으니 구전회령단을 만들어 먹으라고 한다. 그래야 영력을 회복하고 수행할 수 있는 몸이 된다고 한다. 목구주는 용봉영계 속에 잠들어 있다. 성신 세 조각으로 정기를 모아야만 목구주를 깨울 수 있다. 그래야 봉무는 자신이 어디에서 왔는지도 알 수 있게 된다.

 

선령과는 군무일족 성자 군림연(서개빙), 군무일족 현혁(고기재), 봉래각 풍심(곽승), 벽락궁 목요, 암야유정 소주 어명야(왕호헌)도 찾고 있다. 봉무는 꾀를 발휘해 이들을 따돌리고 선령과로 구전회령단을 만들어 먹게 된다. 봉무는 자신이 어디서 왔는지 알기 위해 성신 조각을 찾아나선다. 사부 목구주를 깨워야 하기 때문이다.

 

군무일족 성군의 아들 성자 군림연 & 봉씨 가문 다섯째 봉무 & 암야유정 마존의 아들 어명야

군림연과 어명야는 앙숙이자 라이벌이다. 실력도 비슷하다. 군림연과 어명야는 선령과를 찾는 과정에서 알게 된 봉무에게 반해 이후 목숨까지 바칠 정도의 사랑을 보여준다. 얼음장같은 군무연은 봉무에게만은 한없이 관대하고 따뜻한 남자다. 게다가 독점욕은 어찌나 강한지 봉무가 어명아와 같이 있는 모습만 봐도 엄청나게 질투한다.

서브남 어명야의 사랑은 눈물겹다. 군림연과 봉무가 서로 사랑하게 되지만 어명야는 끝까지 봉무에 대한 사랑을 보여준다. 사랑하는 사람이 행복하길 바라며 군림연과 맺어지는 걸 도와주기까지 한다. 어명아는 마존의 아들이면서도 비열하거나 야비하지 않고 오히려 공명정대하다. 어린애처럼 순진하기도 하다. 이런 어명야가 보는 내내 참 좋았다. 솔직히 말하면 남주 군림연보다 더 좋았다

 

봉무 : 강해지려는 건 소중한 걸 지키기 위해서야. 폭력에 폭력으로 맞서면 나쁜 놈들과 다를 게 없겠지?

 

군무일족 현혁 & 벽락궁주의 딸 조가 ( 진의함 )

독에 중독되어 뚱뚱했던 조가에게 현혁은 친절했다. 그런 현혁에게 조가는 첫눈에 반한다. 현혁은 해독이 된 조가를 조가의 향기로 한눈에 알아본다. 조가는 현혁에게 적극적으로 마음을 내비친다. 그러는 사이 어느덧 현혁도 조가를 사랑하게 된다. 이 서브커플 엄청 귀엽다. 보는 내내 입가에 미소가 떠나지 않게 만든다.

 

조가 : 현혁 공자께서 단번에 알아볼 줄은 몰랐어요.

현혁 : 당연하지. 다른 낭자 옆에 지나가면 분 냄새가 나는데 조가 낭자는 다르거든. 조가 낭자한테는 과일 절임, 견과류, 떡 냄새가 나. 당밀 냄새도 나고.

 

벽락궁 신녀 좌청란 & 벽락궁주의 딸 조가

차청봉명 최고의 빌런이 아마도 좌청란이 아닐까 한다. 3년 전 좌청운이란 이름으로 봉무를 폐인으로 만든 후 이름을 좌청란으로 바꿨다. 좌청란은 어릴 적부터 아픈 상처를 어루만져주고 다친 마음을 달래주었던 조가를 사랑하게 된다. 그런데 조가가 자신보다 봉무를 더 챙기자 봉무를 죽이고 싶어 할 정도로 미워한다. 조가의 입에서 봉무라는 이름만 나와도 무섭게 질투한다. 조가가 독에 중독되어 뚱뚱한 모습일 때도 좌청란을 변함없이 조가를 사랑했다. 사저와 사매 지간으로 엮고 싶어했으나 조가를 향한 좌청란의 마음은 아무리 봐도 연심이다. 봉무를 시기 질투하다가 결국 정도가 아닌 마도의 길로 가고 만다.

 

차청봉명의 대주제는 사랑이다. 사랑 때문에 웃고, 사랑 때문에 행복하고, 사랑 때문에 슬퍼하고, 사랑 때문에 죽이고, 사랑 때문에 죽는다. 하지만 사랑을 보여주는 동안 끊임없이 사람은 마음에 선한 생각을 품어야 하며 강한 사람은 약한 사람을 도와야 한다고 말한다. 또한 사람이 강해지려는 이유는 다른 사람 위에 올라서기 위해서가 아니라 소중한 것을 지키기 위해서’라고 말한다. 그래서 결론이 어이없어도 이 드라마의 메시지가 너무 좋아서 용서가 되었다. 물론 어이없는 결론을 만회하기 위해 차청봉명2가 나온다면 더 좋겠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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