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5부작 / 출연 : 백우, 정추홍, 이명덕, 계초빙, 장의함, 선로, 마몽유, 서정계 등 / 2020년)
순전히 백우가 출연해서 선택한 드라마이다. 백우의 자연스러운 연기와 정추홍의 약간 오버스러운 연기가 서로 튀는 느낌인데 그나마 뒤로 갈수록 안정적인 모습을 보여준다. 1회가 엄청난 함정인데, 1회만 잘 넘기면 그다음엔 괜찮다. 백우만 본인 목소리로 더빙했는데, 백우의 목소리는 들으면 들을수록 매력적이다. 참고로 에피소드에서 셰프 선주이로 등장한 서정계도 본인 목소리다.
판타지 로맨틱 코미디여서 중간중간에 피식 웃음이 나올 때가 종종 있다. 회차 시간이 짧아서 지루하지 않게 넘어간다. 노한의 동명 소설이 원작이라고 한다. “재밌어?”라고 묻는다면 “그럭저럭 가볍게 볼만해.”라고 대답할 수 있을 정도다. 백우의 팬이 묻는다면? 당연히 보라고 대답할 것이다. 특히 진혼의 여운이 아직 남아 있다면 백우만 보고 있어도 시간이 순식간에 지나간다. 만약 다른 배우가 바이치 역을 맡았더라면 과연 이 드라마를 끝까지 볼 수 있었을까 싶다. 회차를 거듭할수록 바이치가 점점 멋있게 보이는 건 순전히 백우의 연기력 때문이다. 백우의 연기는 묘하게 잡아끄는 매력이 있다. 그래서인지 ‘보길 잘했어.’라는 생각까지 하고 있다. 그렇다고 원작소설을 찾아볼 생각은 없다.
드라마는 영물&영물의사 바이치(백우), 쇼쩌&린샤(정추홍), 바이치의 조수 아리(이명덕), 봉래인 천병 양젠(계초빙)이 중심축이 되어 전개된다. 진정령에 등장했던 염리사저도 신비한 인물 링롱(선로)으로 등장해서 반갑다. 총 4개의 에피소드가 나오는데 나름 볼만하다.
봉래간은 외계인이 등장하는 SF물이다. 외계인이 등장한다고 거부감을 가질 필요는 없다. 그냥 이야기가 시작되는 배경이 그렇다는 거다. 봉래는 은하계 밖에 있는 행성이다. 봉래인들은 늙지도 않고 죽지도 않는 막강한 힘을 갖고 있다. 수천 년 전 봉래인이 타고 있는 우주선이 지구에 추락한다. 대형 우주선은 수많은 옥으로 변해 세계 곳곳에 떨어진다. 집념이 강한 사람이 이 옥을 갖게 되면 옥의 힘에 감염되어 자제력을 잃고 ‘영물’이 된다. 영물도 불로장생의 힘을 갖는다. 이 영물이 점점 집착 덩어리로 변하면 악령이 되고 인간을 해치기까지 한다. 지구에 추락한 봉래인들은 영물을 퇴치하고 옥석을 수거해서 고향으로 돌아갈 임무를 지닌다. 이들을 ‘천병’이라 부른다.
그런데 수천 년 전 천병 쇼쩌와 영물 바이치가 사랑에 빠지고 만다. 쇼쩌를 만날 당시에 바이치는 이미 악령이 되어 있었다. 쇼쩌는 바이치를 구하기 위해 7일간 수십번을 싸워 바이치를 이긴다. 그러면서 바이치는 살인에 대한 집념을 놓아버리게 된다. 그리곤 쇼쩌와 사랑에 빠진다. 악령 상관렌에게 쫓기던 쇼쩌는 자신의 천병 표식인 팔찌와 도원향 씨앗을 바이치에게 준다. 바이치가 절벽에서 떨어지기 전 쇼쩌는 바이치의 기억을 지우고 죽는다. 쇼쩌가 죽은 후 바이치의 또 다른 자아인 악령 헤이치가 어떡하든 쇼쩌를 부활시키라고 다그친다. 바이치는 그런 헤이치를 내면 깊숙이 봉인시킨다.
바이치는 쇼쩌가 없는 세상에서 무려 2천 년이 넘게 ‘영물 의사’가 되어 영물을 치료한다. 그런 바이치 앞에 린샤가 등장한다. 누구도 사랑하지 않을 거라 여겼는데, 바이치는 어느새 린샤를 사랑하게 된다. 문제는 사랑에 빠진 영물은 봉래 파워를 사용하기 어려워진다는 것이다. 영물은 사랑에 빠지면 전투력과 치유력도 떨어진다.
린샤를 사랑하게 되면서 바이치가 봉인해 놓았던 악령 헤이치가 봉인을 뚫고 나온다. 전투력이 약해진 바이치는 결국 헤이치에게 몸을 빼앗기고 만다. 바이치와 헤이치가 싸우는 장면에서 백우는 또 다시 미친 연기력을 선보인다. 1인 2역인데 전혀 다른 사람인 것처럼 연기한다. 덕분에 주일룡이 연기했던 흑포사와 야존이 떠오르기도 했다.
여하튼 결국 바이치는 헤이치에게 몸을 빼앗기고 만다. 그런데 바이치의 몸을 빼앗은 악령 헤이치가 엄청 귀엽다. 몸이 많이 상해서 봉래 파워를 쓸 수 없게 된 하이치는 전혀 악령스럽지가 않다. 역시 백우는 진지한 연기보단 악동같은 연기를 할 때 더 잘 어울린다. 아주 매력이 철철 넘친다. 그런 헤이치를 좀 더 보고 싶었지만 이야기 전개상 그럴 순 없겠지! 헤이치의 집착이 쇼쩌인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었다. 헤이치의 집착은 쇼쩌를 구하지 못한 자기 자신에 대한 ‘무능함’이었다. 헤이치가 자신의 집착을 내려놓자 바이치와 하나가 되면서 다시 바이치가 등장한다. 그 뒤로 린샤를 사랑하기 때문에 겪는 바이치의 고통이 전개된다. 결말은 해피엔딩이긴 하지만 오히려 새드엔딩이어도 좋지 않았을까 싶다. 아래는 결말에 대한 스포다.
린샤는 알고 보니 봉래인이었다. 천병들을 다시 봉래로 돌려보낼 사명을 띤 ‘천도’였다. 린샤는 바이치에게 다시 돌아오겠다는 약속을 한 후 지구에 남아 있던 천병들을 데리고 봉래로 떠난다. 이별 후 홀로 남은 바이치의 허한 가슴이 백우의 연기를 통해서 그대로 전달된다. “많이 보고 싶어! 너랑 다시 만나기를 기다리고 있어.” 5년의 기다림 끝에 결국 린샤가 돌아온다. 돌아온 린샤를 향한 백우의 대사와 연기가 눈물을 쏟게 만든다.
바이치 : 환각일 거야.
린샤가 돌아왔는데도 바이치는 믿지 못한다. 환각일 거다. 여느 때처럼 너무 보고 싶어서 만들어 낸 환각일 거다. 바이치는 늘 목에 걸고 다녔던 반지가 없어져서 가슴이 무너져 내릴 것 같다. 린샤도 함께 사라져 버릴 것만 같다. 린샤의 환각이 사라질까 봐 바이치는 린샤에게 달려가지도 못한다.
바이치 : 나 오늘 반지를 잃어버렸어.
린샤 : 어디에 잃어버렸는데?
바이치 : 모르겠어.
린샤 : 내가 같이 찾아줄게.
바이치 : 응.
린샤 : 찾으면 어떻게 할 건데?
바이치 : 나는... 나는... 다시는 반지를 잃어버리지 않을 거야.
린샤의 손에 반지가 있다. 눈앞에 있는 린샤는 환각이 아니다. 바이치는 린샤에게 달려가 린샤를 부둥켜안는다.
이렇게 봉래간이 끝났다. 백우의 매력을 다시 한번 발견한 봉래간! 안 보신 분들에게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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