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드라마 / BL학원물 / 6부작 / 원작 나기라 유 ‘아름다운 그’ / 출연 하기와라 리쿠, 야기 유세이 / 2021년)
일본 드라마 '아름다운 그’는 오롯이 히라 카즈나리(하기와라 리쿠)와 키요이 소(야기 유세이)가 어떻게 사랑에 빠지는가에만 초점을 맞췄다. BL에만 충실하고 군더더기가 없기 때문에 이야기는 아주 단순하다. 더군다나 한 회당 25분 정도의 분량이라 총 6화까지 순식간에 볼 수 있다. 1화부터 4화까지는 히라의 시선으로, 5화는 키요이의 시선으로, 6화는 키요이&히라의 시선으로 전개된다.
1화
히라 카즈나리는 긴장을 하면 말을 더듬는다. 고등학교 3학년이 되어 배정받은 반에서 돌아가면서 자기소개를 시키자 히라는 또다시 긴장한다. 일어나서 이름을 말하는 것조차 어려워하는 찰나 등장한 키요이 소로 인해 히라는 위기를 모면한다.
히라가 어릴 때 부모님은 말을 더듬는 히라를 위해 취미 생활을 하라며 카메라를 사주셨다. 좋아하는 것을 찍으라며 여기저기 데려가 주시기도 했지만 히라의 눈에는 그 어떤 것도 아름답다는 생각이 들지 않았다. 그런 히라의 눈에 키요이가 들어온다. ‘키요이 소, 그는 아름다웠다.’
존재감 없는 히라와 달리 키요이는 반의 중심인물이다. 히라는 ‘그 모습은 타고난 킹 같다.’라고 생각한다. 히라는 키요이가 지각한 덕분에 살았다며 고맙다는 인사를 건넨다. 이 일을 계기로 히라는 키요이 무리의 심부름꾼이 된다. 그래도 키요이와 함께 있을 수 있어서 히라는 기쁘다.
히라 : 예쁘다.
키요이 : 너 기분 나빠.
히라 ; 이... 가슴이 타는 것 같은 감정의 정체를 계속 알 수 없었다. 그렇지만 확실히 알았다. 좋아해. 좋아해. 키요이. 언젠가 이 마음을 전하는 날은 오는 걸까? 아니 그런 날은 절대로 오지 않아.
2화
히라는 여름방학이 시작되는 게 싫다. 키요이를 볼 수 없기 때문이다. 히라의 아버지가 전근을 가시고 혼자 남은 히라의 집은 키요이 무리의 아지트가 된다. 여전히 심부름을 해야 하지만 히라는 계속해서 키요이를 볼 수 있게 되어 기쁘다. 키요이를 좋아할수록 히라는 하고 싶은 말들을 가슴속에 더욱 꼭꼭 묻어둔다. 히라에게 키요이는 닿을 수 없는 신 같은 존재다. ‘미남이든 미녀든 상관없다. 누구를 봐도 키요이 이외에 안테나는 반응하지 않는다. 이런 마음이 드는 건 키요이뿐이다.’ 심부름을 가는 길에 히라는 갑자기 나타난 키요이와 단둘만의 시간을 갖게 된다. ‘빛나고 있어. 이렇게 아름다운 건 달리 알지 못한다.’ 짝사랑하는 사람의 마음이 그렇듯이 히라는 ‘분수를 모르는 기대와 우울에 목덜미를 붙잡힌다.’ 히라에게 키요이는 가질 수 없는 너이다. 히라의 눈에 키요이는 언제나 반짝이는 별이다. ‘‘예쁘다’ 같은 그런 간단한 말로는 키요이를 향한 마음을 표현할 수 없다. 결국 아무것도 말하지 못하고 그저 바라보는 것밖에 할 수 없다.’
3화
콘테스트에 합격하기 위해 댄스 학원까지 다니면서 열심히 준비했던 키요이는 최종 심사에서 떨어지고 만다. 키요이를 위로하다가 히라는 그만 키요이에게 고백하고 만다.
히라 : “좋아해. 키요이는 나한테 있어서 첫 번째야. 누구와도 비교할 수 없어! 특별해!”
키요이 : 기분 나빠!
히라 : 나는 시로타 일행이랑은 달라!
키요이 : 짜증 나!
히라 : 미안! 그렇지만... 죽을 만큼 좋아해.
키요이 : 나는! 죽을 만큼 네가 싫어! 너 진짜 기분 나쁘네!
키요이가 콘테스트에서 떨어진 후 교실 분위기가 바뀐다. 그 누구도 건드리지 못했던 키요이인데 반 아이들이 무시하기 시작한 것이다. 심지어 키요이가 수모를 당하는 일까지 발생한다. 히라의 눈이 확 돌아버린다. 키요이를 괴롭힌 놈에게 달려들어 마구 패준 것이다. 이제까지 투명인간처럼 살았던 히라였다. 그런데 어디서 이렇게 무서운 힘이 나온 걸까? 사랑의 힘은 실로 대단하다.
키요이 : 너, 남자가 좋은 거야? 야, 대답해! 남자가 좋아?
히라 : 모르겠어. 그렇지만 딱히 다른 남자는 좋아하지 않아. 여자도 좋아하지 않아. 예쁘다고 생각하는 건 키요이뿐이야. 키요이만이 특별해.
히라 : 기분 나빠.
키요이 : 키스... 하고 싶다거나 하는 생각 해??
키요이는 늘 그랬다. “기분 나빠! 짜증 나! 싫어!”라고 하면서도 히라에게 여지를 주고, 히라가 곁에 오도록 만들었다. 이번에도 키요이는 히라가 벗어날 수 없게 만든다. 키요이가 히라에게 손을 내민다. 히라는 키요이의 손에 입을 맞춘다. 이후 키요이는 가끔 히라의 집에 놀러 간다. 딱히 어떤 말을 하는 건 아닌데 둘이 있으면 편안하다. 학교에서는 아는 척하지 않지만 둘만 있을 때는 공기가 달라진다.
그런데 키요이가 패션 잡지에 모델로 실리면서 반 분위기는 또다시 급변한다. 히라는 이제 더 이상 키요이와 둘만의 시간을 가질 수 없게 될 것이라 생각하며 좌절한다. ‘비밀의 시간은 끝! 한순간의 꿈에서 깨어날 때가 왔다. 점과 점인 채로 교차할 일 없이 고등학교 마지막 날이 다가왔다.’
고등학교를 졸업하는 날 키요이가 히라의 입술에 키스를 하고 가버린다. 첫키스다. ‘‘동정 같은 키스! 이 이상 쫓아오지 말라며 못을 박는 것처럼 느껴졌다.’ 히라는 감히 키요이를 붙잡지 못한다. 휴대폰이 물속에 빠져 못 쓰게 되어버리는 데도 히라는 꺼낼 생각조차 하지 못한다. 키요이의 연락처가 사라져 버릴 텐데... 어쩌면, 차라리 그렇게 되어버리는 게 나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한 걸지도... 히라는 절망한다. ‘“그럼.. 또 보자.” 간단한 이별의 말이었다. 아프다. 매우 아프다. 그런데도 키요이의 입에서 흘러나온 말이라 손에서 놓을 수 없다. 그것이 꽃이어도, 독이어도, 칼날이어도 키요이에게 받은 것은 끌어안을 수밖에 없다.’ 하지만 히라는 또 보자는 키요이의 말을 가슴에 담는다. 어쩌면 또 볼 수 있는 일이 생길지도 모른다는 실낱같은 희망을 품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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